차갑게 서린 북문에서 손중이 이끄는 도적떼가 뚫고 나가는데, 그들은 현덕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러나 전의를 잃은 손중은 현덕의 활을 맞아 거꾸로 낙마하고 만다. 주준의 대군이 손중의 뒤를 이어 공격하여 참수당한 도적들은 수많았고, 투항자들도 상당히 많았다. 남양 일대의 십수 개 고을은 주준의 군대에 의해 모두 정복되었다.
주준은 병력을 거느리고 귀경하면서 황제로부터 조서를 받아 '거기장군 하남윤'으로 임명되었다. 주준은 표를 올려 손견, 유비 등의 기여를 아뢰었다. 이에 손견은 공으로서 병사들의 노고와 현덕, 관, 장의 노력을 감사히 받아들여 별군사마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벼슬을 기다렸던 유비는 벼슬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삼형제는 벼슬을 받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며 거리를 서성이고 있는데, 낭중 장균의 수레가 다가왔다. 현덕은 자신의 공을 이야기하며 한탄했고, 이에 장균이 입궁하여 황제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였다.
"지난 황건적의 난은 기원에 따르면 대단한 시련이었습니다. 십상시들은 벼슬을 사고팔며, 친하지 않은 사람은 임명하지 않았으며, 원수가 아닌 이는 죄를 지어도 살려두었습니다. 천하의 평안을 위해선 이제 십상시들을 잡아 두들겨 패십시오. 그리고 사자를 보내 유공자들을 크게 포상한다고 선포하면 사회가 순조롭게 회복될 것입니다."
십상시는 황제에게 그 의견을 전하고, 황제는 무사들에게 장균을 끌어내라 명령했다. 십상시는 동조하여 말을 나섰다.
"장균은 황제를 속이고 있습니다."
이에 황제는 유비와 십상시를 함께 불러내라 명령했다. 십상시는 유비와 함께 의논하며 말했다.
"이 모든 일은 황건적 난 때문입니다."
황제는 대답했다.
"장균이 황제를 속이고 있습니다."
십상시와 함께 의논한 결과,
"십상시는 황제를 속이고 있습니다."
황제는 무사들에게 장균을 끌어내라 명령했다. 이에 현덕은 황제를 만나 무사들을 도와 장균의 거짓말을 폭로하였다.
"지난 황건적 난은 모두 십상시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들은 벼슬을 사고파며, 친하지 않은 이들은 등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원수가 아닌 이들은 죄를 지어도 처벌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십상시들을 천하의 평화를 위해 처벌하십시오. 그리고 사자를 보내 유공자들을 크게 보상하십시오. 이렇게 하면 천하가 평화롭게 회복될 것입니다."
이에 황제가 무사들에게 장균을 소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현덕은 손견과 함께 황제를 만나 자신의 공을 이야기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황제는 현덕의 말을 듣고 현덕을 중산부 안희의 현위로 임명하였다. 이로써 현덕은 군대를 해산하고 안희현으로 돌아갔다. 도착한 뒤 현청사
무를 담당하며 백성들을 보호하고 괴롭히지 않았다. 현덕은 관, 장과 함께 동일한 탁자에서 식사하고 같은 침대에서 휴식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 백성들과 소통하였고, 관, 장은 그를 보호하면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부임한 후 넉달이 지난 뒤, 조정에서는 전공으로 임명된 사람들의 수를 줄이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현덕 역시 그 대상에 포함되었으며, 독우(감찰)가 아직 안희현에 도착하기 전에 당도하였다. 현덕은 성곽을 떠나 환영을 받으러 나가게 되었고, 독우와의 만남에서는 서로 말을 나누었다. 독우는 말 위에 앉아 채찍을 가리키며 질문을 던졌으며, 현덕은 계단 아래에서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 오래 시간이 흐른 뒤, 독우가 물었다.
"유 현위, 당신은 출신이 어떻게 되신가요?"
"저는 중산정왕의 후예입니다. 탁군부터 황건적을 무찔렀고 대소 30여 번의 전투에서 작은 공을 세워 벼슬을 받았습니다."
한때 현덕이 출렁거리는 현청 내에서, 독우는 큰 소리로 현덕을 꾸짖었다.
"네가 황손을 사칭하고 공적을 거짓으로 보고했구나! 조정에서 나온 조서에 의하면, 너 같은 탐관오리는 내쫓히게 될 것이다!"
현덕은 예, 예 소리만 내며 물러나 현청으로 돌아갔다. 거기서 관리와 협상하며 상황을 판단하려고 했다. 관리는 말했다.
"독우는 뇌물을 바라며 의도적으로 사나운 태도를 취합니다."
"나는 백성을 해치지 않았는데, 무슨 재물을 모아서 줄 수 있겠소?"
다음 날, 독우는 현청의 관리를 잡아 현덕이 백성을 해치고 있다고 억지로 자백하게 만들었다. 현덕은 도리어 문지기에게 막혀서 문을 들어갈 수 없었다.
한편, 장비는 답답함을 느껴 술을 몇 잔하고 말타고 관역 앞을 지나갔다. 거기서 노인 50~60명이 문 앞에서 통곡하고 있었다. 장비가 까닭을 물었더니 그들은 말했다.
"독우가 현리를 핍박하여 유공을 해치려 하기에, 우리가 간청하려 해도 들여보내지 않고 오히려 문지기가 때립니다!"
장비는 분노에 눈이 부릅뜨이고 이빨을 갈며, 말 안장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서 관역으로 들어갔다. 문지기가 막으려 했지만 장비는 그를 밀어내고 후당으로 달려갔다. 독우가 마루 위에 앉아 있었으며 현리는 밧줄에 묶여 쓰러져 있었다.
장비가 큰 소리로 꾸짖었다.
"백성을 해치는 도적 놈아! 내가 누구인지 알아볼래?"
독우는 말을 하지 못한 채, 장비에 의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밖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현청 앞 말뚝에 묶여 버드나무 가지로 독우의 허벅지를 벗겨 통타하였다. 가지가 몰려서 때리기 때문에 꺾인 가지가 열몇 개가 되었다.
현덕은 걱정하며 현청 앞에서 시끄러움을 듣고 좌우에게 물었다. 그들은 대답했다.
"장장군께서 누군가를 현청 앞에 묶어놓고 통타하시는 것 같습니다."
현덕은 달려가 묶인 사람이 독우임을 알아보았다. 현덕이 까닭을 물으면 장비가 말했다.
"이 놈은 백성을 해치는 도둑놈이니 때려죽여야 합니다!"
독우가 항변하려 했다.
"현덕공,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현덕은 본래 인자하므로 장비에게 매질을 멈추라 소리쳤다.
관공이 근처를 지나다 들어와 말했다.
"형장께서 공적이 다대하건만 현위에 불과하고 독우에게 모욕까지 당하셨습니다. 제 생각에 가시덤불은 난새나 봉황이 깃들 데가 아닙니다. 독우를 죽이고 사직한 뒤 귀향하여 따로 큰 계책을 준비합시다."
현덕은 도장끈을 벗어 독우의 목에 걸고
꾸짖었다.
"백성을 해치는 것을 생각하면 두 번 죽여야 할 것이지만, 잠시 살려주마. 인수를 돌려주면서 가지고 돌아가라."
독우가 돌아가서 정주태수에게 상황을 전하자, 태수가 관청에 널리 알려 현덕의 무리를 체포시키기로 결정한다. 현덕, 관, 장 세 사람은 대주의 유회를 찾아가게 된다. 유회는 현덕의 출신을 알고, 현덕을 숨겨주며 그를 보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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